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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feat. 이창호 9단)

by 심플리 유즈 2021.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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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의 뜻:

바둑에서 미생(未生)은 살아있지 않은 상태 혹은 그 돌을 이르는 말이라고 합니다. 완전히 죽은 돌을 뜻하는 사석(死石)과는 달리, 완생 하지는 못했지만 완생 할 여지를 남기고 있는 상태 혹은 그 돌을 미생이라고 합니다.

 

 

노력을 이기는 재능은 없고

노력을 외면하는 결과는 없다. 

 


 

몰라서 둬버린 실수는 별 느낌이 없었지만,

경솔하게 불쑥 손이 나간 실수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지만

몰라서 한 실수는 발전의 계기가 되지만

경솔한 실수는 되돌리기 어려운 타격이 되는 셈이다.

 


 

순류에 역류를 일으킬 때 즉각 반응하는 것은 어리석다.

거기에 휘말리면 나를 잃고 상대의 흐름에 이끌려

순식간에 국면의 주도권을 넘겨주게 된다.

 

내가 역류를 일으켰을 때 나의 순류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상대의 처지에서 보면 역류가 된다.

 

그러니 나의 흐름을 흔들림 없이 견지하는 자세야말로

최고의 방어수단이자 공격수단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재능을 가진 상대를 넘어서는 방법은 노력뿐이다.

더 많이 집중하고 더 많이 생각하는 수밖에 없다.

바둑에는 “복기"라는 훌륭한 교사가 있다.

 

승리한 대국의 복기는 “이기는 습관"을 만들어주고

패배한 대국의 복기는 “이기는 준비"를 만들어준다.

 


 

중요한 승부에서 패하고도 마음이 아무렇지 않다면

그것은 이미 프로가 아니다.

 

그것은 인품과 무관하며 승부사에게

패배의 아픔은 항상 생생한 날것이어야 한다.

 

늘 승자가 될수는 없지만

패자의 역할에 길들여져서는 안 된다.

 


 

조심을 한자 그대로 풀이하면

“마음을 잡는다"는 뜻이다.

두려움이 위기에 대한 인식이라면

조심성은 그 인식 이후의 경계하는 마음가짐이다.

 

겉으로는 유사하게 드러나지만

두려움과 조심성은 크게 다른 것이다.

 

 

- 이창호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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