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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구원의 여상, 울고 싶을 때 울 수 있는 - 피천득

by 심플리 유즈 2021.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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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같이 맑은 눈.

때로는 흐리기도 하고, 안개가 어리기도 하는 눈.

  

상냥하면서도 애련하고, 

명랑하지만 어딘가 깃들여져 있는 애수.

  

원숙하면서도 앳되고.

  

성급하면서도 기다릴 줄 알고,

자존심이 강하면서 수줍어할 때가 있고,

양보를 안하다가도 밑질 줄을 알고,

  

한 사람과 인사를 하면서

다른 사람을 바라보는 일도 없이.

  

마음의 허공을 그대로 둘지언정

아무것으로나 채워버리는 일도 없이.

  

자기가 사랑하지 않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를 사랑하게 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는.

 
울고 싶을 때 울 수 있는 눈물이 있는.

 

 

- 피천득 <구원의 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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